1. 서 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가상현실 기술과 건축디자인에서 공간경험
2.1 가상현실 기술(The technology of VR)의 특징
2.2 건축디자인에서 가상현실의 활용
2.3 건축디자인에서 인간의 공간경험
3. 데이터 수집 및 정제
4. 결과 및 토의
5. 결론
1. 서 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인간과 건축 환경(built environment)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은 건축설계를 위한 배경지식을 제공해 준다(Karakas & Yildiz, 2020). 건축 설계를 하기 위한 배경지식은 디자인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인간과 건축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는 더 나은 건축 환경을 설계하는데 필요하다(Horayangkura, 2012; Lang, 1987). 건축 환경을 구축하여 디자인 요소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연구하는 것은 사용자 경험과 행동을 분석하는데 유용하지만, 실제 환경을 구축하는데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디자인 변수를 적절히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물리적 공간을 구축하여 연구하는 것은 많은 제약이 있었다(Latini et al., 2021).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저비용으로 실험자가 환경 변수를 쉽게 제어하면서 실제와 같은 공간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공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데 이상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Latini et al., 2021; Heydarian et al., 2015). 최근에는 특화된 하드웨어인 HMD (Head Mounted Display)와 인간의 감각 피드백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가상의 경험을 실제와 유사하게 제공하는 몰입형 가상현실(Immersive Virtual Reality) 기술을 기반으로 건축공간에서 사용자의 공간 인지 및 지각의 측정, 레이아웃에 대한 디자인 평가, 사용자의 공간 선호에 따른 공간활용 측정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Zhang et al., 2017; Ma et al., 2022; Cha et al., 2022)가 진행되고 있다. Cha et al. (2019)은 몰입형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공간의 높이와 형태에 따른 사용자의 공간지각을 측정하였다. Wong et al. (2023)은 몰입형 가상현실 내에 구축된 공간에서 사용자의 인터렉션을 조사한 후, 각 공간 레이아웃을 평가하였다. Ma et al. (2023)은 몰입형 가상현실 사무실 공간을 구축 한 후, 사용자의 공간 선호도를 바탕으로 사무실 공간의 최적화된 공간 활용에 대해 제안했다.
또한, 가상현실 기술과 함께 인간의 반응을 측정하는 디지털 기기인 EEG, Heart rate, Skin Conductance 를 함께 활용하여 주관적인 설문을 통해서 측정을 하였던 감정, 인지, 지각에 관한 인간의 심리학적 반응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측정가능하게 되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Ergan et al., 2019).
이러한 가상현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건축디자인에서 가상현실을 활용한 사용자의 공간경험을 분석하는 많은 연구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선행연구는 가상현실 기술만을 중심으로 연구 경향을 분석하거나, 인간의 공간 경험에 관해서만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선행연구를 분석하여 가상현실 활용에 대한 공간경험 연구에 관한 검토가 부족하다. 기존 리뷰 논문은 아래와 같다. 가상현실과 관련된 리뷰논문은 건설 및 엔지리어링 관점(Wolfartsberger, 2019; Li et al., 2018)에서 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또는 건물과 인간사이의 상호작용과 관련된 리뷰논문은 신경과학적으로 접근한 연구에 한정해서 정리하였다(Karakas & Yildiz, 2020). 본 연구에서는 건축디자인에서 가상현실을 활용한 연구들 중 공간 경험 측정한 기존 문헌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다양하게 흩어져 있는 국내외 문헌을 취합하여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건축공간에서 사용자의 공간 경험을 연구한 논문을 검토하여, 어떤 주제를 다루었고, 최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측정방법 및 활용 기기들은 무엇인지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2. 가상현실 기술과 건축디자인에서 공간경험
2.1 가상현실 기술(The technology of VR)의 특징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컴퓨터를 사용해 인공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인공환경으로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환경이나 기술을 말한다. 사용자에게 시뮬레이션된 세계를 실제와 같이 느끼게 하여 환경에 존재(presence)한다는 느낌을 제공하고(Slater & Wilbur, 1997; Peukert et al., 2019), 이는 물리적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Slater & Wilbur, 1997) 사용자는 가상현실 세계를 실제 환경의 경험처럼 느끼게 된다(Steffen et al., 2019; Rhee & Cha, 2022). 최근, HMD, 아이트레킹(eye-tracking)과 로코모션 기술(locomotion technique), 햅틱 글러브(haptic gloves)와 수트(suite), 모션 컨트롤러(motion controllers), 라이트 하우스 시스템(lighthouse systems) 등의 사용자의 감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기기를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실제같은 몰입형 경험을 제공해주는 몰입형 가상현실(immersive VR)이 등장하여, 가상현실은 실제 환경과 더욱 유사해졌다(Figure 1).
2.2 건축디자인에서 가상현실의 활용
가상현실 기술은 다양한 공간을 신속하게 가상의 인공환경에 구성하여 사용자에게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AECO/FM (Architecture, Engineering, Construction, Operation and Facility Management)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Li et al., 2020; Wong et al., 2023; Paes et al., 2023; Chun & Cha, 2023). 설계단계에서 건축가들은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디자인 레이아웃을 미리 시뮬레이션하거나(Natephra et al., 2017; Wong et al., 2019), 클라이언트를 설계단계에 참여시켜(Davies, 2004) 디자인 리뷰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Romano, 2003). 시공, FM,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각 단계에 참여하는 전문가들과 완공 전에 오류를 점검하여(Wu et al., 2017; Ma et al., 2018; El Ammari & Hammad, 2019) 시공 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Li et al., 2018; Sampaio et al., 2010).
상기 언급한 활용 중, 설계단계에서 가상현실을 활용하는 것은 실제 환경을 구축하는 방법보다 다양한 장점을 제공하고 있다(Bulthoff & van Veen, 2001). 먼저, 가상현실은 가상의 환경에서 건축 환경을 구축하기 때문에 따로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시뮬레이션된 공간은 실험실처럼 통제된 환경을 제공한다(Latini et al., 2021). 이러한 장점으로 시공 전 사용자들의 공간에 대한 평가를 하여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거나(Wong et al., 2019) 가상공간에서 색깔이나 재료 등을 변경하는 테스트를 하여 디자인 리뷰를 진행하기도 한다(Li et al., 2021). 또한, HMD (Head Mounted Display) 등의 기기를 사용하여 사용자가 가상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가상현실(IVR)을 활용하여(Heydarian et al., 2015) 모의 공간을 제시하여 실제 상황과 같은 훈련을 할 수 있게 되었다(Lovreglio et al., 2022). 최근에는 EEG 기술, Heart rate 측정기술을 접목하여 인간의 경험을 보다 정밀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어(Li et al., 2020; Cha et al., 2020; Jung et al., 2023), 물리적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2.3 건축디자인에서 인간의 공간경험
인간 경험(human experience) 중에서 건축디자인에서 공간 경험(spatial experience)은 3차원 환경에 대한 시각적 인식으로 ‘공간 인식(spatial perception)’ 이라고 하였다(Henry & Furness, 1993; Interrante et al., 2007). 공간 경험은 공간이 깊이, 장소, 크기에 영향을 받고, 3차원의 공간구성에 대한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공간 이해(spatial understanding)’ (Schnabel & Kvan, 2003), ‘공간 인지(spatial cognition)’ (Kimura et al., 2017), ‘3차원 시각화(3D visualization)’ (Hubona et al., 1997)의 개념을 포함한다. 또한, 공간 경험은 공간의 깊이, 크기, 장소뿐만 아니라 건축공간에서 물리적 지각에 대한 감각적 경험(Multi-sensory experience)도 포함한다(Henry & Furness, 1993). 공간 내부로 들어오는 자연광, 공간 안에서 보이는 외부 풍경 등의 자연요소, 가구, 색채, 재료 등의 물리적, 감각적 요소 등에 관한 인간의 경험이라고 하였다. 선행연구에서 공간 경험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건축디자인에서 공간경험은 3차원 공간(깊이, 크기, 장소)이 제공하는 인간의 경험 및 건축 공간 내부의 감각적 경험에 대한 지각으로 정의한다.
3. 데이터 수집 및 정제
본 논문은 PRISMA 연구지침에 따라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Scopus, Elseveir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논문을 대상하였다. 대상논문의 선정기준은 1) 가상현실 기술이 “Gartner 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s” (Panneta, 2018)에 선정되어 보편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는 2019년 이후 논문을 대상으로 하였고, 해당기간이 아니더라도 2)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인간 경험(human experience), 공간 경험(spatial experience), 그리고 건축디자인(architectural design)에 관련된 논문이거나, 3) 가상공간을 활용하여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논문은 본 연구와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추가하였다. 다만, 전문을 제시하지 않거나 영어로 제시하지 않는 논문은 국제 기준의 연구에서 영향력이 높은 연구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여 제외하였다.
4. 결과 및 토의
가상현실을 활용한 공간경험연구는 실제감 및 공간지각에 영향을 주는 공간요소 분석에 관한 연구, 사용자의 주관적 감정에 영향을 주는 공간요소 분석에 관한 연구, 가상현실이 제공하는 인터렉션을 활용한 사용자의 행위 및 작업수행에 영향을 주는 공간 요소분석에 관한 연구, 그리고 이 외에 인지능력, 선호도, 신체 회복, 미적평가에 영향을 주는 공간요소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연구가 있었고, Table 1의 내용으로 정리하였다.
Table 1.
Reference |
Human experience |
Immersive technology |
Built environment | Measurement | |
Analysis of spatial elements that affect the sense of presence and spatial perception | Paes et al., 2023 |
Three dimensional perception and presence | HMD | Depth of the space |
Questionnaire (three-dimensional perception (3DPQ) and presence (PQ)) |
Kong et al., 2023 |
Brightness perception | HMD |
Light (illuminance, shape, size, and position) |
Questionnaire (visual perception) | |
Azarby & Rice, 2022a, 2022b | Spatial perception | HMD |
Corridor, enclosure, texture |
Questionnaire (SPQ) | |
Ma et al., 2022 | Visual perception | HMD |
Interior space of illuminance and CCT |
Questionnaire (visual perception, sense of presence (IPQ)), Landolt C test performance | |
Kalantari et al., 2021 | Spatial cognition | HMD | School classroom |
EEG, ECG, EOG, GSR, and head acceleration | |
Cha et al., 2019 | Spatial perception |
HMD, position tracking sensors, Controller for navigation |
Interior office ceiling height and type |
Questionnaire (spatial perception, reading comprehension task, IPQ) | |
Loyola, 2017 | Spatial perception | HMD |
Floor, texture, light, object, furniture |
Questionnaire (error of visual cue) | |
Paes et al., 2017 | Spatial perception |
Computer monitor and HMD, mouse for navigation |
Overall room size and atmosphere |
Questionnaire (spatial perception question (SPQ)) | |
Analysis of spatial elements affect user’s subjective emotions | Jung et al., 2023 |
Emotion and brain response | HMD | Biophilic design |
Questionnaire (PANAS, STAI-s), EEG |
Latini et al., 2021 |
Productivity and comfort | HMD |
Room wall color and indoor environment |
Questionnaire (visual sensation vote) | |
Lipson-Smith et al., 2020 |
Mood and valence (color preference) | HMD | Room color |
Questionnaire (mood and preference) | |
Banaei et al., 2020 |
Investigating emotional states for different personality traits | HMD | Spatial form |
Questionnaire (SAM test, semantic emotion, NEO-FFI) | |
Li et al., 2021 |
Human comfort and cognitive performance | HMD |
Underground space room |
Questionnaire (VR environment perception, physical environment perception, physical perception, satisfaction), EEG, ViATOM (heart rate, blood exygenation) | |
Abd-Alhamid et al., 2020 |
Stress recovery - positive and negative levels, arousal and pleasure levels | HMD | Window view |
View quality - stress recovery (stree Inducing Task), view preference, PANAS, Heart rate and skin conductance | |
Chamilothori et al., 2019 |
Pleasant, interesting, and exciting emotion | HMD |
Façade (geometry and sunlight pattern) |
Questionnaire (pleasantness), heart rate and skin conductance | |
Marín-Morales et al., 2019 | Emotion |
HMD controllers for navigation |
Exhibition space and contents | EEG, ECG | |
Ergan et al., 2019 |
Sense of stress and anxiety | HMD |
Illuminance, color of surfaces and openness, natural daylight |
Questionnaire (stress and anxiety level), EEG, GSR, PPG | |
Franz et al., 2005 |
Emotional experience | Screen |
Area windows, wall openness ratio, room size and dimension |
Questionnaire of emotional experience (semantic differential) | |
Analysis of spatial elements that affect user behavior | Wong et al., 2023 |
Evaluation of design through interactive performance |
Full-scale Cave Automatic Virtual Environment (CAVE) |
Layout (workspace enclosure, storage, rearrangement) |
Interview, questionnaire (layout preference, perceived performance evaluation) |
Chung et al., 2024 |
Enjoyment and performance | HMD |
Exhibition space and contents |
Questionnaire (SSQ, IPQ, communication, enjoyment), behavioral observation by video recording, and interviews | |
Eloy et al., 2023 |
Investigate the environmental stimuli influence people's behavior |
video projector and 3D glasses, joystick for navigation | Environmental sound |
Questionnaire (design evaluation, layout preference and perceived performance evaluation), self-report, eye-tracking | |
Analysis of spatial factors that affect cognitive ability, preference, physical recovery and aesthetic evaluation | Ma et al., 2023 | Spatial preference | HMD |
Spatial arrangement and wall color |
Questionnaire (visual perception, IPQ) |
Fajardo et al., 2023 |
Analyzing the preference | HMD |
Interior space of color and light |
Questionnaire (attention test, Memory test, Environmental preferences) | |
Tseng & Giau, 2022 | Spatial cognition |
HMD, VR glasses | Layout of apartment |
Questionnaire (SSQ, SUPQ, spatial cognition) | |
Li et al., 2020 |
Spatial cognition and subjective feeling | HMD |
Space form, lighting, greening rate, number of people, scene area |
Questionnaire (subjective feeling, space design, physical environment), EEG | |
Zhang et al., 2019 |
Building material selection (aesthetic preference) | HMD | Interior finishing material |
Questionnaire (Visual aesthetic preference) | |
Pals et al., 2014 | Physical restoration |
Project wide cylindrical screen | Natural environment |
Questionnaire (perceived coherence, preference, pleasure, and restoration) | |
Wenger et al., 2012 | Spatial navigation |
Video projector and navigation buttons |
Street layout and iconic object | MRI |
실제감 및 공간지각에 영향을 주는 공간요소에 관한 연구는 가상현실 건축공간에서 사용자가 공간을 실제처럼 느끼게 하는 공간적인 요소에 대한 연구로 건축디자인 프로세스의 단계(디자인 전 사전조사 단계, 디자인 단계, 디자인 후 평가단계)에서 활용되는 목적에 따라 세분화해서 정리하였다. 먼저, 가상공간이 건축디자인 전 사전조사 및 연구 단계에서 활용될 목적으로 가상공간의 인간의 경험을 측정한 연구가 있었다. Kalantari et al. (2021)는 연구를 위해 가상현실을 활용할 목적으로 실제 교실 공간과 가상현실의 교실 공간을 경험에서 공간지각의 차이를 연구하였다. 공간지각의 측정을 위해 인지테스트(cognitive test)와 생리학적 검사인 뇌파검사(EEG)와 심전도 검사(ECG), 안구검사(EOG), 피부반응검사(GSR)를 하였다. 연구결과 사용자의 반응이 크게 다르지 않았고, 실제 공간을 대체하여 가상현실이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가상공간이 건축디자인 단계에서 활용되기 위한 목적으로 인간의 가상공간 경험을 측정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Paes et al. (2017)는 모니터를 활용한 비몰입형 가상현실(non-immersive VR)과 대형 프로젝션 스크린을 활용한 몰입형 가상현실(IVR) 공간(대학건물 로비의 공간형태, 색채, 재료 그리고 조명)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 지각(the spatial perception questionnaire)을 측정하였다. 공간지각은 사용자가 경험한 공간의 수직거리, 면적, 모양, 위치, 수평거리, 가구사이의 거리에 대한 설문을 사용하였다. 연구결과 사용자는 비몰입형 가상현실과 몰입형 가상현실에서 공간지각의 차이를 보였고, 일반적으로 몰입형 가상현실에서 더 나은 공간지각을 보였다고 하였다. 하지만, 후속연구(Paes et al., 2023)에서는 3D 공간지각(3d perception questionnaire)을 바탕으로 공간의 깊이, 수직거리와 수평거리에 대한 공간지각을 조사하였고, 가상현실이 제공하는 기술에 따른 3차원의 인식의 차이가 몰입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어서 건축디자인에서 몰입도 높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몰입형 가상현실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반면, Loyola (2017)는 가상현실이 건축디자인 전문가를 위해 활용되거나 건축디자인의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요소간의 거리에 대한 깊이감을 명확하게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사용자는 시각적인 단서(visual cue)를 통해 공간을 정확하게 지각하기 때문에 바닥재질, 조도, 가구 등 실내디자인 요소의 크기와 요소간의 거리를 명확하게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 사용자의 공간지각에 대한 정확도를 높여 준다고 하였다. Azarby & Rice (2022a, 2022b)는 디자이너의 의사결정을 위해서 가상현실을 활용할 목적으로 가상현실에서 실제감을 연구하였다. 모니터,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한 비몰입형 가상현실과 컨트롤러와 센서를 사용한 몰입형 가상현실 공간에서 사용자는 스케일, 공간의 크기, 그리고 깊이, 텍스쳐에 대해 공간지각의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공간지각의 차이에 따라 사용자가 디자인한 공간의 크기와 부피가 달랐다. 따라서, 가상현실 기기가 제공하는 실제감의 차이가 공간적 사고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가상현실이 디자인 후 평가 단계에 활용되기 위한 목적으로 인간의 가상공간 경험을 측정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Cha et al. (2019)는 디자인 평가단계에서 일반 사용자가 참여하여 디자인 평가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상현실을 활용하기 위해 각 공간별 사용자 공간지각을 측정하였다. HMD의 몰입형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오피스 천정의 높이와 유형에 따른 사용자의 공간 지각을 연구하였다. 설문(정서반응, 공간평가, 미적평가)과 독해테스트(reading comprehension task)를 함께 활용하여 공간지각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측정하였다. 연구결과 실제공간과 동일하게 가상현실공간에서도 천정 높이와 유형에 따라 사용자는 공간을 다르게 인식했다고 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설계 시 사용자가 참여하는 디자인 리뷰에 몰입형 가상현실이 실제공간 대신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가상현실이 제공하는 공간 경험에 대한 사용자의 주관적인 감정을 측정한 연구는 공간의 높이, 조도의 밝기, 경관 등에 따른 사용자의 즐거움, 편안함, 기쁨 등의 주관적인 감정을 객관적인 지표로 측정한 연구로 건축디자인 프로세스의 단계(디자인 전 사전조사 단계, 디자인 단계, 디자인 후 평가단계)에서 활용되는 목적에 따라 세분화해서 정리하였다. 먼저, 디자인 전 사전조사 및 연구 단계에서 활용될 목적으로 가상공간에서 인간의 경험을 측정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Jung et al. (2023)은 환자 병실을 가상공간에서 구축하여 실내 벽면녹화와 가상현실 내 디지털 스크린의 자연요소에 대한 사용자의 심리적 편안함과(psychological comfort)와 웰빙(wellbeing)을 조사하였다. 사용자 경험의 측정을 위해 뇌전도(EEG)와 정서측정에 관한 설문(PANAS)을 활용하였다. 연구결과 벽면녹화와 가상현실 내 디지털 스크린의 자연요소 모두 환자의 긍정적인 감정(positive emotion)에 영향을 주고, 불안 상태(anxiety states)를 감소시킨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연구를 통해,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았던 실제 병실공간에 대한 연구를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접근하기 쉽게 연구할 수 있게 되었고, 신경생리학적인 측정방법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병실공간의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디자인 단계에서 활용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디자인 요소에 대해 인간의 경험을 분석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Abd-Alhamid et al. (2020)은 가상현실에서 창문을 통해 바라본 실외 경관과 스트레스에 대한 관계를 조사하였다. 공간 경험에 대한 스트레스(stress)를 측정하기 위해 생리학적 검사인 피부전도도(skin conductance), 심박수(heart rate) 및 심박수 변이도(heart rate viability)를 측정하였고, 스트레스 회복 능력(stress recovery task)인 스트루프 테스트(The Stroop test)를 진행하여 스트레스의 정도를 측정하였고, 실외 경관이 가까울수록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조사하였다. Egran et al. (2018)은 조도와 형태(대칭적 요소)가 사용자의 감정(놀람(frustration), 회복(restorativeness), 흥분됨(excitement), 스트레스와 불안(stress and anxiety) 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감정의 측정을 위해 뇌전도(EEG), 피부의 전기전도도(GSR), 근전도검사(EMG), 시선추적(eye-tracking), 심박수의 변화(PPG)를 측정하였다. 가상현실과 생리학적 측정방법의 활용으로 공간 디자인 요소가 사용자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공간 경험이 사용자의 다양한 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연구에 관해서는 공간 요소가 사용자의 행태, 상호작용, 작업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연구로 건축디자인 프로세스 단계(디자인 전 사전조사 단계, 디자인 단계, 디자인 후 평가단계)에서 활용되는 목적에 따라 세분화하여 정리하였다. 먼저, 디자인 단계에서 활용되기 위한 목적으로 인간의 경험을 분석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Chung et al. (2024)은 HMD를 실감형 가상현실에서 아바타의 신체가 부분적으로 보이게 하고, 컨트롤러(controller)를 사용하여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전시물을 클릭하면 전시물이 확대되면서 설명이 제공되는 인터렉션의 경험을 한 후, 방문자의 움직임을 조사하였다. 가상환경에서는 방문자의 능동적인 움직임이 많이 관찰된 반면, 실제공간에서는 가상환경보다 전시콘텐츠에 더 집중하였고, 편안함을 더 느꼈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디자인 후 평가단계에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간의 가상공간 경험을 측정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Wong et al. (2023)은 Full-scale immersive Cave Automatic Virtual Environment (CAVE) system을 활용하여 3가지 타입의 오피스 레이아웃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였다. 오피스 레이아웃 평가를 위해 3가지 시나리오(다른사람 찾기, 개인작업, 동료와 이야기하기)를 사용자가 수행 한 후,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 작업 집중도 및 만족도 등의 사용자의 작업 효율성(performance)을 조사하였다. 레이아웃 유형에 따라 사용자의 효율성이 차이가 있었고, 현실공간과 가상현실 공간의 차이에 따른 사용자 효율성은 차이가 없었다고 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일상생활 경험에 대한 인간행동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고,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디자인 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외에도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인지능력, 선호도 등에 영향을 주는 공간요소에 관한 연구들도 있었다. 디자인 후 평가단계에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상공간의 인간 경험을 측정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Li et al. (2020)은 실외 자연공간, 실내도서관, 지하도서관에서의 벽 색깔 및 벽면 녹화에 대한 사용자의 인지능력 및 공간지각에 대해 조사하였다. 실험을 위해 360도 카메라 뷰를 제공하는 VR헬멧과 각 공간에 맞는 주변 환경음을 추가하여 실제감 있는 공간을 사용자에게 제공하였다. 공간지각을 측정하기위해 공간 경험 후 심리학적인 감정(feeling) 설문을 하였고, 사용자의 인지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자의 인지 테스트(cognitive experiment)와 뇌전도(EEG)를 함께 조사하였다. 연구결과 특정사용자의 사용자의 작업 효율성은 오른쪽 측두엽 영역의 베타(β) 리듬과 관련이 있고, 공간지각 만족도 및 심리적 의사결정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가상현실을 활용해 다양한 공간디자인 조건에서 사용자의 경험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고, 최적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디자인 및 평가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디자인 전 사전조사 및 연구 단계에서 활용될 목적으로 가상공간에서 인간의 경험을 측정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Nole Fajardo et al. (2023)는 몰입형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조도, 공간형태 및 색채에 따른 남/여 사용자의 공간 선호, 주의집중력, 그리고 기억력에 대한 차이를 조사하였다. 360도 파노라마 이미지로 구성된 교실공간 이미지를 HMD를 사용하여 경험 한 후, 실험을 진행하였다. 연구결과 조명과 색상이 사용자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하였고, 공간 형태가 가장 낮은 영향을 주었다고 하였다. 또한, 여성은 남성보다 색상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다.
5. 결론
본 논문은 건축디자인에서 가상현실 기술과 특징을 활용한 공간 경험관련 연구를 중심으로 공간 디자인 요소, 방법론, 그리고 활용성에 대해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 발견된 주요 결론과 후속 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제감 및 공간지각, 그리고 감정에 대한 연구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상공간에서 사용자가 일정한 장면에 멈춰서서 체험하는 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거나 최근 들어 다양한 움직임에 대한 인간 행동을 정략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시각적인 경험을 전제로 하고 있는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 리뷰한 논문 대부분 기존 가상건축의 한계인 시각적인 정보를 위주로 실재감을 제공하고 있었고, 새롭게 개발된 가상현실 기기의 기능이 건축 분야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가상현실 기술 접목을 통한 활용 확대가 필요하다. 더불어 추가적으로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포함하는 오감에 대한 가상현실의 실재감을 실제공간 경험과 비교해보는 연구가 앞으로 진행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건축 소외 연구로 적용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실제 공간 구축비용이 높은 지하공간에서 사용자의 공간경험에 대한 연구나 사용자의 프라이버시가 높은 병실공간에서 감각적인 환경에 대한 연구를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진행한다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이다.
다음으로, 가상공간에서 인간의 경험 측정 목적을 건축디자인 프로세스에서 활용에 따라 디자인 전 사전조사 단계, 디자인 단계, 디자인 후 평가단계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가상현실이 건축디자인 분야에서 특화되어 활용되기 위해 각 단계에 따라 어떠한 가상현실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각 단계를 더 세분화된 프로세스로 분석을 하면 사용자들에게 더 효과적인 분석툴이나 해석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디자인 단계 안에서 기획설계 단계, 기본설계 단계 혹은 실시설계 단계로 세부적으로 나누어 각 단계에 더 효과적이고 적합한 가상현실 방법을 구분하여 제시할 수도 있다. 설계 초기단계에서는 전체 프로젝트의 규모 및 배치에 관해 기본적인 공간 구획을 위해 공간의 깊이감과 거리감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가상현실 방법에 디자이너에게 효과적일 것이다. 설계 마지막 단계에서는 완성된 디자인을 확인하고 디테일 디자인을 수정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색채 및 재료에 대한 명확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방법이 디자이너에게 효과적일 것이다. 건축디자인 프로세스의 단계 별로 사용자가 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건축디자인 프로세스를 더 세분화해서 나누고, 각 단계에 따라 어떠한 가상현실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가 높은지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가상현실이 제공하는 가상공간을 통해 그 동안 소외되었던 공간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접근성을 높여주었다. 또한, 다양한 측정방법과 융합하여 사용자의 감정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측정 가능해졌다. 가상현실에서 생리학적 검사인 뇌파검사(EEG)와 심전도 검사(ECG), 안구검사(EOG), 피부반응검사(GSR) 등을 활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 경험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 디자인에서 사용자 경험을 측정하는 전통적인 방법(설문과 관찰조사)과 인지능력(cognitive performance task)등을 측정하는 방법을 함께 활용하여 종합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의 공간경험을 측정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방법의 인간 경험 측정을 활용하여 이전의 연구보다 근거중심(evidence-based)의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건축공간에서 사용자 공간경험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