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분석의 기준
2.1. 공간의 구성
2.2. 공간의 크기
2.3. 개인 업무 공간
2.4. 협업 공간
2.5. 사교 공간
3. 가상 업무 공간의 현황 분석
3.1.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구성
3.2.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크기
3.3.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개인 업무 공간
3.4.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협업 공간
3.5.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사교 공간
3.6.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비교분석
4.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법 제언
4.1. 공간의 구성에 관한 디자인 방법
4.2. 공간의 크기에 관한 디자인 방법
4.3. 개인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법
4.4. 협업 공간의 디자인 방법
4.5. 사교 공간의 디자인 방법
5. 결 론
1. 서 론
통신 기술과 보급형 하드웨어의 발달과 더불어, 코로나 19로 인하여 가속화된 원격 업무 환경은 근로자의 업무 환경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근무의 질을 향상하였다. 근로자는 집중이 필요한 개인 업무, 타 업체 혹은 동료와의 협업이 필요한 업무 등 상황과 업무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원격 업무가 근로자의 의사소통 측면에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현실의 사무실에서 발생하는 대면형 의사소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회의, 컨퍼런스, 세미나와 같이 사전에 계획되어 진행되는 계획적 의사소통 (premeditated Communication)이며, 다른 하나는 동료들과의 사담, 일상 대화 또는 사무실 내에서 상사와 부하 직원 간 간단한 업무지시, 논의 등과 같이 즉각적이며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즉흥적 의사소통 (Impromptu Communication)이다. 이 중, 원격 업무로의 전환은 즉흥적 의사소통의 빈도가 급감하는 원인이 되었고, 근로자에게 사회로부터의 격리에 대한 불안감, 소속감과 유대감의 저하, 고독감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유발하였으며 (Fereydooni et al., 2020; Galanti et al., 2021), 관리자에게는 근로자의 근태 관리, 소재 파악, 업무의 지시 및 전달의 불편을 초래하였다 (Bélanger et al., 2008). 또한, 기업의 측면에서, 다자 회의 혹은 협업 진행 시 메신저와 화상 채팅 등의 제한적인 소통 방식으로 인하여 정보전달의 정확도 및 신속성이 저하되었고, 이는 업무 효율과 생산성 저하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원격 업무의 한계에 반응하여, 몇몇 기업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업무 형태로 회귀하려는 행보를 보인다. 공공기관의 근로자들은 오프라인 사무실 근무의 형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며 (Laumer et al., 2021; Palumbo et al., 2020), 지식 노동자의 경우 신속한 정보전달과 업무지시, 문제 해결을 위하여 비공식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대면 업무를 더욱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Reinsch et al., 1997). 이러한 동향의 이유로, 고용주 및 관리자는 근무 실적과 생산성, 근로자의 이직 및 근태 관리의 어려움, 조직 문화의 악화 등을 언급한다 (Kropp et al., 2022). 이와 같은 맥락에서, Netflix의 공동 대표 Reed Hastings와 Goldman Sachs의 대표 David M. Solomon은 원격 업무의 한계와 대면 업무의 중요성을 언급하였고, Tesla의 대표 Elon Musk는 자사 임직원에게 대면 업무로의 전환을 공개적으로 지시하였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조치 (Lockdown)가 해제된 후에도 현실적인 여건, 근무자의 선호 경향 등을 이유로 일부 기업은 여전히 원격 업무 제도를 유지하려는 동향을 보인다 (Feleen et al., 2021). 일례로, 일부 기업은 Microsoft Mesh, Horizon Workrooms, Gather town, Spatial, Kumospace, oVice 등 기존의 원격 업무 체계가 가진 의사소통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가상 업무 공간(Virtual Workplace)의 개발과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기업 직방이 현실의 사무실 공간을 재현한 가상 업무 공간 ‘메타폴리스’를 운영하였으며, 이를 개선하여 ‘Soma’라는 이름의 플랫폼으로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몰입형 가상공간 (Immersive 3D Environment)을 경험하기 위한 Head-Mounted Display(HMD) 및 Haptic Glove와 같은 기술의 빠른 발전은 미래의 업무 형태로써 원격 업무의 방식이 현상 유지, 또는 확산할 전망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근로자들에게 편리하며 효율적인 업무 수행, 그리고 만족스러운 사회 교류 활동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법론의 정립과 가상 업무 공간 디자인 전문가의 확보가 시급하다 (Bourdakis et al., 1990).
하지만, 가상현실 구현 기술의 발전에 비하여 가상공간의 건축에 관한 지식과 이론의 정립은 더딘 것이 현실이다. 우선, 메타버스의 개념에 대한 통일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Nevelsteen, 2018). 또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그리고 혼합현실이 혼재하는 가운데 가상현실에 구현되는 가상공간도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아, 현 단계에서는 공간의 디자인을 언급하기 어렵다. 현재까지 진행된 선행 연구는 가상현실에서의 인간의 공간 인지, 코로나19 이후 원격 업무로의 변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고찰 (Boland et al., 2020; Baudot et al., 2020), 가상현실을 활용한 업무 공간의 가능성 (Ofek et al., 2020), 가상현실에서 이용자의 몰입도 (Immersion), 실재감 (Presence), 공존감 (Co-Presence) 및 사회적 존재감(Social Presence)과 관련된 연구 (Casanueva et al., 1999; Robertson et al., 1997; Nowak et al., 2001; Goebbles et al., 2001) 등 가상환경의 인지에 중점을 두어 진행되었다.
이에 비하여,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과 관련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대다수의 연구가 의사소통의 기능적 지원으로써의 가상공간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다 (Sharma et al., 2011; Eriya et al., 2020). 가상현실을 공간으로 인식하여 진행된 연구들은 현실 공간에서 이용자의 인지 개념 및 건축 요소들의 가상현실에서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연구 (Wilcox et al., 2006; Maher et al., 2006; Tang et al., 2022) 등이 있으며, 공간의 디자인 자체에 주목한 연구는 현재 운영 중인 가상공간을 공연 공간, 업무 공간, 상업 공간으로 분류하여 각 목적에 대한 공간의 디자인 경향을 살펴봄으로써 그 기반을 다지고 있다 (Rhee, et al., 2022).
이러한 맥락에서, 본 논문은 선행 연구 및 현행 사례들의 분석을 통하여 가상 업무 공간의 현황 및 동향을 파악하고, 즉흥적 의사소통 향상의 관점에서 현재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이 고려해야 할 요소와 미래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2. 분석의 기준
선행 연구 (Cho, et al., 2022)에 따르면, 현재 대중화된 가상 업무 공간은 공통으로 세 가지 특징을 가진다. 첫째, 해당 플랫폼들은 현실의 사무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전반적인 일들을 모두 수용하는 목적의 가상 사무실 (Virtual Office), 그리고 업무의 형태 중 협업, 회의 등 타인과의 소통이 요구되는 업무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가상 회의실(Virtual Meeting Space)로 나누어지며, 이에 따라 뚜렷이 구분되는 공간의 형태를 보인다.
둘째로, 이들 중 일부는 HMD를 활용한 몰입형 3차원 환경 (Immersive 3D)을 구현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으나 (Microsoft Mesh, Horizon Workrooms), 여전히 다수의 플랫폼이 2차원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하여 공간을 구현하는, 중재된 3차원 환경 (Mediated 3D) 구현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SOMA, Mozilla Hubs).
세 번째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든 가상 업무 공간 플랫폼이 현실과의 유사성을 추구하고 있다. 실내 공간의 벽체와 바닥, 그리고 천장 등 인테리어 측면의 시각적인 표현에서부터 현실과 동일한 가구의 구현 및 배치, 그리고 ‘아바타’라는 개체를 등장시키며 이를 이동하여 실제로 공간을 이용하는 것처럼 적용한 디자인 방식까지 현실과 유사하게 구축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2차원 기반의 페이지 형태로 구현되는 인터넷 세계와는 현저히 다르며, 메신저 또는 비디오 채팅처럼 프로그램이나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소통 창구와도 다른 형태로 보인다 (Figure 1).
본 논문은 가상 업무 공간의 현행 사례를 분석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분석 기준을 선정하였다.
2.1. 공간의 구성
가상공간의 구성은 크게 공간의 차원, 동선 공간의 유무, 그리고 가구 및 소품과의 상호작용 여부로 나누어진다. 공간의 차원은 공간의 형태를 평면적으로 구현한 2차원과 입체적으로 구현한 3차원으로 분류된다. 이는 이용자의 몰입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가상현실 내에서는 이용자를 대리하는 아바타를 이용하여 활동한다. 아바타의 공간 이용과 관련하여, 이동을 지원하는 동선 공간의 유무와 가상 업무 공간 내 가구 및 소품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에 따라 사례를 분석한다.
동선 공간은 아바타의 이동을 위한 공간으로써, 현실의 복도와 같이 구현된 공간을 일컫는다. 기능적으로 작용하는 복도와 시각적 이미지로 구현된 복도를 모두 포함한다.
가구 및 소품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아바타와 가구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특정 동작 혹은 특정 기능이 발동하는 것을 포함하여, 가구 또는 소품이 하나의 객체로써 공간을 점유하여 아바타의 이동을 제한할 수 있는 경우를 가구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으로 정의한다.
2.2. 공간의 크기
공간의 크기는 가상 업무 공간의 이용자가 공간을 인지하고 이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특히, 중재된 3차원 환경에서는 2차원의 디스플레이를 통하여 공간을 인지하기 때문에, 시각 감각 기관을 이용한 현실에서의 공간 인지보다 더 많은 제약 조건을 갖는다. 따라서, 가상 업무 공간의 크기를 가상 업무 공간은 아바타의 공간 이용 방식에 따라 기능집약형과 활동형으로 나누어진다. 기능집약형 공간은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구성된 공간으로써, 아바타의 이동이 제한적인 대신 작은 규모로 효율적인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 반면, 활동형 공간은 아바타의 이동을 비중 있게 고려하여 설계된 공간으로써, 공간 이용의 자유도가 높지만,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공간을 구현하기 위하여 높은 사양을 요구하며, 가상공간 내에서도 아바타의 이동에 있어 순간이동, 빠른 이동 등의 기능을 필요로 한다.
2.3. 개인 업무 공간
개인 업무 공간은 주로 가상 사무실 형태의 가상 업무 공간에서 구현되는 공간이며, 타인으로부터의 방해나 간섭을 최소화하여 개인 업무 진행에 있어 집중도를 향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개인 업무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방해 차단 기능이다. 가상 업무 공간에서는 이를 공간형, 알림형의 두 가지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공간형 표현 방법은 가상 업무 공간 내 타인의 아바타가 접근 또는 대화를 시작할 수 없는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제공하는 방법이다. 반면, 알림형 표현 방법은 현재 이용자의 상태를 아바타의 동작, 이모티콘, 말풍선 등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2.4. 협업 공간
협업 공간은 가상 업무 공간이 탄생한 가장 기초적이며 필수적인 요소이다. 동료와의 협업, 업무 수행에 있어서 팀원 및 협력 업체와 긴밀하고 직관적인 의사소통을 수행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공간이며, 이는 공간 구성에 따라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구분된다.
개방형 협업 공간은 가상 업무 공간 내 다수의 아바타가 이용할 수 있는 넓은 협업테이블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테이블에 앉은 아바타끼리 화상 및 음성 대화가 가능하며, 타인의 접근과 참여가 용이하다.
폐쇄형 협업 공간은 현실의 회의실과 같이, 사방이 벽체로 둘러싸인 공간에 허가된 인원만이 참여하여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 구성이다. 일반적으로 컨퍼런스, 강연, 정기 회의와 같은 공적인 활동, 그리고 비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교환 및 회의에 주로 이용되며, 가상 회의실 업무 공간은 하나의 폐쇄형 협업 공간을 구현한 사례가 많다.
2.5. 사교 공간
가상 업무 공간에서의 사교 공간이란, 주로 가상 사무실 플랫폼에서, 이용자 간의 즉흥적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구획된 공간을 의미한다. 사교 공간에는 로비, 휴게 공간, 라운지 등의 공간이 포함되며, 동료들 간 자유로운 대화와 상호작용을 통한 유대감 및 소속감 강화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중, 휴게 공간은 업무 공간 내에 구성되어 있으며, 별도의 구획 없이 개방되어 있어 직장 내 소규모 인원 간의 일상 대화와 같은 비공식적 소통을 유도하며, 업무의 연장선상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사교 공간은 일반적으로 업무 공간 내의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하여 다양하며 역동적인 색채, 공간 형태, 가구로 구분되도록 구성된다. 또한, 대규모의 인원이 이용할 수 있는 로비, 라운지에는 단체 활동 및 의사소통을 위한 다양한 오락거리가 제공되기도 한다. 현행 사례들의 사교 공간에서 이러한 요소들의 유무 및 구현 방법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3. 가상 업무 공간의 현황 분석
본 장에서는 앞서 제시한 세 가지 전제와 다섯 가지 기준에 따라, 현재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12개의 가상 업무 공간 플랫폼 (Microsoft Mesh, Spatial, Gather Town, Soma, Mozilla Hubs, oVice, Wonder, Kumospace, MeetinVR, SpatialChat, Teamflow, Horizon Workrooms)의 공간 디자인을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3.1.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구성
공간의 차원의 측면에서, 12개의 현행 사례 중 Wonder는 2차원의 평면 위에 이용자의 아바타가 동그란 아이콘으로 표현되며, 음성 및 화상 채팅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2차원의 기하학적 도형으로 구획하고 있다.
이를 제외한 11개의 사례는 모두 공간을 바닥, 벽체, 기둥 등의 건축적 요소를 이용하여 공간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용자가 공간을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Top view 시점, 1인칭 평행 투영 시점과 투시 시점으로 나누어진다. 또한, 3차원의 공간에서는 아바타의 형태도 사람과 유사한 형상의 입체적인 개체로 표현된다.
동선 공간은 아바타 이동의 자유도가 높은 플랫폼에서 나타나며, 주로 가상 사무실의 업무 공간에서 나타난다. 협업 및 회의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가상 회의실의 경우, 이용자는 해당 업무 공간에 입장함과 동시에 지정된 좌석에 배치되고, 좌석들 사이를 순간이동을 통하여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동선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요구되지 않는다.
한편, Kumospace, Teamflow와 같이 회의가 주요 목적이지만 아바타의 이동이 자유로운 플랫폼에서는 배경의 이미지를 통하여 동선 공간을 표현하기도 한다. Wonder은 아바타의 이동이 자유롭지만, 공간으로서의 표현 요소가 모두 배제된 채 2차원의 평면상에서 구현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별도의 동선 공간이 표현되어 있지 않다.
Soma, Spatial과 같이 가구 및 소품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플랫폼에서는 아바타가 벽체뿐만 아니라 소파와 책상, 화분과 같은 가구와 소품들이 하나의 객체로써 공간을 점유한다. 따라서 아바타의 이동이 가구나 소품을 관통할 수 없으며, 이동 과정에서도 이러한 객체들과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객체들의 크기, 배치가 이용자의 공간 인지에 큰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가구 및 소품과의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가상 업무 공간은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첫 번째는 Kumospace, Teamflow와 같이 벽체, 가구, 객체 등이 배경 이미지로써만 표현된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가구 또는 소품이 아바타의 이동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으며, 이용자들에게 공간을 시각적으로만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두 번째는, MeetinVR과 같이, 공간 내에 아바타가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미리 지정되어있는 플랫폼이다. 이 또한 아바타는 가구와 상호작용할 수 없으며, 이용자는 공간과 아바타의 행동을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3.2.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크기
가상 업무 공간의 크기는 주로 참가자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 Gather town과 MeetinVR을 포함한 다수의 플랫폼은 인원수에 따른 다양한 Preset Space를 제공하며, 이용자는 공간의 이용 목적에 따라 공간의 형태, 디자인과 참여 인원수를 설정하여 미리 디자인된 공간을 개설할 수 있다. 가상 사무실의 경우 아바타의 이동 및 상호작용을 구현하기 위하여 현실의 공간과 매우 유사하게 구현되어 있으며, 아바타의 크기에 비하여 넓고 높게 구현되어 있다. 이는 이용자의 2차원 화면에 투영되는 가상공간 내에서 이용자의 시야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며, 특히 1인칭 투시 시점의 플랫폼은 이용자가 화면을 통하여 가상 업무 공간의 공간감 또한 느낄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한 천장의 높이, 기둥과 벽체의 배치 간격 또한 고려된다.
한편, 큰 공간의 크기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긴 이동 시간을 아바타의 ‘달리기’, ‘탈 것 이용’ 등의 빠른 이동 및 순간이동 등의 기능을 통하여 해결하고 있다 (Figure 2).
가상 회의실은 기능 구현의 목적상 동료와의 협업, 자료 공유 및 논의에 초점이 맞추어졌기 때문에 이용자의 공간 인지보다는 자료의 공유 화면, 강연하는 아바타의 모습 등 공간 내 활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공간이 구성된다 (Figure 5, 참여자는 입장 시 좌석 형태로 구현된 가구 등에 자동으로 배치 및 착석하며, 좌석 사이에서만 이동할 수 있다. 이 밖의 공간은 그저 이미지로써 참여자의 화면에 투사되며, 시각적인 정보만을 전달한다). 아바타, 혹은 아이콘의 이동은 이동키를 사용한 자유로운 이동의 형태보다는, 이동의 목적지를 선택하면 빠른 이동, 순간 이동 등의 방법으로 자동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구현하고 있다(Figure 3). 따라서 가상 회의실의 공간의 크기는 가상 사무실에 비하여 매우 집약적이며, 참여하는 인원수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한편, 가상 사무실의 사례 중에도 아바타가 2차원의 평면상에서 움직이며, 가구나 소품과의 상호작용이 없는 구현 방식을 적용한 oVice는 예외적으로 기능집약형 공간 크기를 구현하고 있다. 이는 아바타의 이동에 있어 걸림돌이 될 장애물 (가구 혹은 소품)이 없어 플랫폼 내에서 비교적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3.3.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개인 업무 공간
개인 업무 공간에서의 주요 기능인 방해 금지 표시 (Do-Not-Disturb, DND) 기능은 공간형 (Spatial DND Mode), 알림형(DND Notification)의 두 가지 방법으로 표현된다. 공간형 표현 방법은 주로 가구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 업무 공간에서 나타나며, 알림형 표현 방법은 가구와의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플랫폼에서 주로 채택되고 있다. (Figure 4)에서, Gather Town의 개인 업무 공간은 해당 공간에 아바타가 진입하면 타인과 음성 및 화상 대화가 연결될 수 있는 범위가 음영으로 표시되며, 다른 공간에 비해 현저히 축소된 것을 볼 수 있다. Soma 플랫폼의 경우, 1인용 책상이 유리 파티션으로 구분되어 가상현실 내에서 외부의 물리적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반면, Kumospace와 Wonder의 경우, 개인 업무를 위한 별도의 공간은 존재하지 않으며, 하단의 기능 표시줄에 Status 항목에서 본인의 현재 상태를 표현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Mozilla Hubs의 경우, 특별히 구분된 공간이나 상태를 알리는 기능 없이, 단순히 화상 카메라의 작동 중지와 음소거 기능만이 탑재되어 있어, 근로자의 이용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Horizon Workrooms, MeetinVR, Microsoft Mesh, SpatialChat과 같은 일부 가상 회의실 업무 공간은 개인의 집중 업무를 지원하는 기능이 부재하다. 그 이유는, 본래 해당 가상 업무 공간이 협업을 위한 도구로써 구축되었기 때문에, 개인 업무를 위해서 해당 플랫폼을 이용할 수요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3.4.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협업 공간
협업 테이블은 현실의 업무 공간에서 팀 단위로 배치되는 책상 배치 방식과 유사하게 구성되며, 가상 사무실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협업 공간의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테이블 단위로 공간이 구획되며, 동일한 테이블에 착석해 있는 이용자들 간에 영상과 음성이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소통을 지원한다. 벽체나 유리 파티션 등 시각적으로 공간을 구획하는 요소는 구성되지 않으며, 이러한 공간적 특성 때문에 시각적으로는 같은 공간으로 인지되어, 외부 인원의 소통 참여에 대한 심리적 문턱이 낮다.
회의실은 가상 업무 공간에서 컨퍼런스, 강연회, 발표회 등과 같은 대규모의 공식적인 행사부터 팀 단위의 회의와 같은 비공식적인 회의까지 다자간 이루어지는 소통을 위하여 고안된 공간이다. 가상 업무 공간의 초기 모델이자 현재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MeetinVR, Horizon Workrooms, SpatialChat 등의 가상 회의실 플랫폼이 회의실의 목적을 특정하여 디자인된 가상 업무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가상 회의실 플랫폼은 회의 참가 인원수, 회의의 성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테마의 공간을 제공한다. 예컨대, MeetinVR에는 ’Focus Room’, ‘Idea Space’, ‘Conference Room’, ‘Auditorium’ 등의 Preset Space가 구현되어 있다 (Figure 5). ‘Focus Room’은 원형의 테이블과 집약적인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집중된 다방향의 소통을 유도한다. ‘Idea Space’는 벽체가 6개의 화이트보드로 구현되어 있으며, 참여자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공간적 디자인을 적용하였다. ‘Conference Room’은 스크린을 향한 하나의 긴 테이블을 제공함으로써 현실의 공간을 모방하는 동시에, 유리창 밖의 배경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여 가상현실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Auditorium’은 무대 및 대형 스크린을 향하여 객석이 단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적용이 어려운 자유로운 디자인을 객석, 무대, 스크린 등에 적용함으로써 이색적인 공간 분위기를 조성한다.
한편, 가상 사무실 환경에서도 이와 같은 회의 공간이 요구된다. 가상 사무실에서의 회의실은 커튼월, 벽체와 같은 건축적 요소로써 시각적, 공간 인지적 차원에서 뚜렷하게 구획되는, 독립적인 공간의 형태를 지닌다. 본 공간은 목적성이 뚜렷한 계획적 의사소통이 주를 이루며, 이용자를 특정하여 입장을 허락함으로써 대외기밀과 같은 문제들을 논의하는 데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Figure 6).
3.5.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사교 공간
가상 사무실의 사례인 oVice와 Soma의 휴식 공간에는 다양한 형태와 색상의 가구가 배치되어, 업무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Figure 7). Gather Town의 휴식 공간은 바닥 패턴, 카펫, 가구의 이용 영역과 같은 요소를 통하여 타 공간과 구분이 되며, 해당 구획 내부로 진입한 모든 참여자가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Figure 8).
한편, 로비와 라운지 공간은 대규모의 이벤트와 상호 교류를 위한 공용공간으로써, 현행 사례에서는 해당 공간에 이용자들의 친목 도모를 위한 즐길 거리를 설치하기도 한다 (Figure 9). 해당 공간은 연회장, 바닷가, 정원과 같이 이용자들이 현실의 사무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이 적용된다 (Figure 10).
3.6. 기존 가상 업무 공간의 비교분석
12개의 가상 업무 공간 플랫폼 사례를 비교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상 회의실은 공간의 이미지를 덧입힌 인터페이스의 성향이 강한 데 반하여, 가상 사무실은 가상현실 내에 ‘공간’의 개념을 담고 있어 이용자들이 환경에 더욱 몰입하고 실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원격 업무 근무자를 위한 현실의 대체 공간으로써, 그리고 공간의 관점에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가상 업무 공간의 형태는 가상 회의실의 모습에서 점차 가상 사무실의 모습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가상 업무 공간이 현실에서의 인간의 공간 인지 방법론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가상 업무 공간 서비스는 앞서 언급했듯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장비를 통하여 중재된 3차원 공간을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따라서, 공간 인지의 관점에서 이용자는 새로운 초점, 소실점과 시야각을 이용하여 가상공간을 인지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가상 업무 공간의 형태, 크기, 벽체 및 가구와 칸막이 등의 건축 요소들은 현실에서의 구성과 매우 유사하게, 혹은 동일하게 구현되어 있다. 따라서, 이용자가 인지하는 가상공간은 화면상으로 인지하는 공간의 크기를 실제보다 작게 느끼거나, 벽체와 가구 등으로 인하여 시야의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이동, 혹은 공간 정보의 습득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셋째, 가상 업무 공간의 건축 요소별 기능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있지 않다. 현실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각자 그 기능을 가진다. 예컨대, 이용자가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현실에서의 책상의 기능과 달리, 가상 업무 공간에서는 이용자의 아바타가 책상 앞에 앉음으로써 제공되는 별도의 기능, 분위기의 환기 또는 효과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아바타가 앉아있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이용자에게 제공할 뿐이다. 이용자의 몰입도, 실재감 및 효과적인 가상 업무 공간 이용을 위하여, 가상 업무 공간이 형태적인 측면에서는 현실과 유사하게 디자인이 될지라도, 각각의 요소들은 현실과는 다른, 가상의 환경에서 이용하기에 적합한 기능을 고려하여 부여하여야 한다.
넷째, 가상 업무 공간에서의 건축 요소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Soma, Gather Town, oVice 등과 같이, 현실과 유사하게 구현한 가상 업무 공간에서는 다수의 인원이 사용하는 공용 가구 (소파, 라운지 테이블, 미팅 테이블, 사무실 협업 테이블 등)가 동료와의 상호작용을 위한 공간구획 요소로써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현실과는 다른 가상의 환경에서 새로이 요구되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새로운 건축 요소가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가상현실이기 때문에 요구되는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다른 건축 요소들이 정의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간의 기능이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가상 업무 공간은 형태적으로는 다양하나, 기능적으로는 단편적이다. 일례로, 업무 공간 내부에 분산 배치된 휴게 및 사교 공간은 다양한 형태와 색채를 가진 가구 배치를 통하여 이용자의 공간 인지를 돕는다. 하지만, 해당 공간에서 이용자의 아바타는 소파에 앉는 동작만 취할 뿐, 휴게 공간 내에서 개인 또는 타인과의 특정한 행위 (예를 들면 간단한 오락거리와 같은)가 발생할 상호작용 요소가 부재하다. 공간의 형태, 구성 요소에 적절한 상호작용 기능을 부여한다면, 다채로운 공간을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4.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법 제언
앞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본 논문은 다섯 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법을 간략하게 제안하고자 한다.
4.1. 공간의 구성에 관한 디자인 방법
현 시점에서의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은 구성원 간 의사소통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기존 현실의 공간에서의 연구 결과를 참고할 수 있다. 의사소통을 위한 현실 공간의 선행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구성원들이 자주 마주칠수록 비업무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우연한 의사소통이 활성화되며 (Jang, et al., 2018), 복도와 업무 공간 사이의 가시성을 확보하였을 때 복도를 지나가는 사람과 업무 공간에 앉아있는 사람의 사이에 상호작용이 시작되도록 유도할 수 있고 (Kerstin Sailer et al., 2021), 비업무영역에서 동선의 중첩과 프로그램들의 분산 배치는 구성원 간 즉흥적 의사소통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유도할 수 있다 (Hwang, et al., 2017).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가상 공간 내에서 구성원 간 즉흥적 의사소통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현실 사무실의 설계 방법론을 응용할 수 있으며, 다음 세 가지 원칙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공간의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Open-Plan 형태로 계획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상공간에서 즉흥적 의사소통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상대의 존재 여부와 이용자 간 우연한 만남을 늘리는 것이 모두 필요하다. 따라서, 벽체를 최대한 배제하고 한 공간으로 통합하는 Open-Plan의 공간 구성은 한정된 시야 내에서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에게 유리하다. 또한, 3D 가상공간을 2D 모니터로 확인하는 이용자의 시선은 디스플레이라는 틀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Open-Plan 구조는 이용자에게 여분의 공간감을 제공함으로써 이 한계를 극복하는 데에 기여한다.
둘째, Open-Plan 내에서, 업무 공간과 비업무 공간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분산 배치되어 동선이 교차한다면, 이용자의 아바타가 업무 영역과 비업무영역을 모두 통과하며 다른 구성원들과의 즉흥적 의사소통 빈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4.2. 공간의 크기에 관한 디자인 방법
공간의 크기는 ‘공간에서 이용자의 행위’, ‘이용자와 사물 간 거리’를 기반으로 산정되어야 한다 (Tim Mcginty, 1997). 하지만, 가상공간의 크기를 결정할 때는 현실에서 사용되는 물리적인 단위, 그리고 공간의 절대적인 크기는 무의미해진다. 같은 가상의 공간이라도 이용자가 가진 출력장치 (디스플레이)의 크기에 따라 상대적으로 공간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디스플레이 대비 아바타 크기의 비율이 우선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이를 기준으로 공간의 크기가 산정되어야 한다.
아바타의 크기는 전체 화면에서의 비율로 결정되는 것이 좋다. 현행 사례 Soma와 여타 1인칭 시점의 3차원 게임들에 적용돤 방식과 같이, 가장 이상적인 아바타의 크기는 디스플레이의 세로 길이의 0.4~0.43 정도를 화면상에서 차지로 구현되며, 아바타의 발끝이 디스플레이의 아랫변에 닿아 있는 것이 아바타의 조작과 공간을 경험하는 데에 가장 이상적인 비율로 보인다.
가상 업무 공간 내에 배치될 가구의 크기, 특히 이용자와의 가장 많은 상호작용이 요구되는 책상의 크기는 현실의 책상 크기 산정 기준을 토대로 제시하고자 한다. 현실에서 책상의 크기는 책상에 앉은 사용자의 행동반경과 업무를 위한 장비, 그 밖의 사무 비품 등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산정된다 (Figure 11). 하지만 가상공간에서는 업무 장비, 활동 반경, 사무 비품 등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전체적인 이미지가 현실의 모습과 크게 이질적이지 않은 선에서 책상의 크기를 최소한으로 잡는 것이 전체적인 가상공간 내를 쾌적하게 사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현실적인 모습을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길이의 단위를 ‘AM(Avatar Meter)’ 라 정의하고, 이는 아바타의 가로 길이로 설정하였다. 개인용 책상의 너비는 2AM, 즉 아바타 두 명의 길이로 계획하면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최소 크기의 책상을 구현할 수 있다 (Figure 12).
또한, 현실 사무실 공간에서의 개인 업무 영역 산출 기준을 참고하였을 때 (Figure 13), 가상 업무 공간에서의 개인의 업무 공간의 크기는 1AM을 한 변의 길이가 1AM인 정사각형 6개의 면적이 필요하다. 따라서 N명의 인원을 위한 가상 업무 공간의 크기는 ‘N명 x 6 x AM2‘으로 산정할 수 있다(Figure 14).
한편, 공간의 크기와는 별개로, 가상공간의 다른 장점은 관찰자의 시야각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재된 3차원 환경의 경우 이용자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하여 3차원의 가상공간을 인지하기 때문에 완벽한 1인칭 시점이 아닌 3인칭 시점에서 새로운 소실점을 통하여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평면의 형식으로 공간을 경험하기 때문에 현실과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선에서 화면 내에 가능한 많은 시각 정보들이 표현될 수 있도록 시야각을 조절하여야 한다.
한편, 가상공간에서 천장의 높이는 높게 조성하는 것이 이용자의 공간 경험에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Cha et al., 2019), 동일 면적의 일반적인 사무실의 형태를 갖춘 가상의 공간에서 천장의 높이가 낮은 공간(2.6m)보다 높은 공간(3.2m)에서, 그리고 마감형 천장보다 노출형 천장으로 디자인된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 피실험자가 행복감, 편안함, 집중력의 향상, 높은 재방문 의사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상 업무 공간은 이용자가 하루 일과의 반 이상을 머무는 공간이므로, 천정고를 높게 계획함으로써 해당 공간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4.3. 개인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법
개인의 업무 공간은 현재 가상 업무 공간에서의 역할인 ‘타인에게 나의 상태를 알리는 메시지의 기능’에 더하여, “Do Not Disturb(DND)” 기능이 공간적으로 구현될 필요가 있다. 업무 집중도는 근무자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다른 근무자 또는 고객의 방해를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하며 (Kim, et al., 2004), 이는 개인 업무의 생산성 및 효율과 직결된다. 업무 집중도는 물리적인 관점에서 프라이버시의 확보 여부와 관련이 있으며, 시각적, 그리고 청각적 프라이버시의 두 가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Kim, et al., 2004).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재택근무의 환경이 대면 업무의 환경에서보다 방해를 적게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재택근무 수행 시 가사일, 택배 기사 방문 등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이벤트로 업무에 방해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이 더욱 많다 (Galanti et al., 2021). 이와 더불어, 각종 메신저와 이메일의 알림과 같이 업무 수행을 방해할 수 있는 가상환경의 요소들 또한 존재한다 (Jean-Francois Stich, 2020). 한 실험에서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도 가상 업무 공간의 이용자들은 가상에서 누군가 나의 어깨를 두드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이렇게 다른 용무에 정신이 분산되면 다시 업무 수행을 위해 집중하기까지 약 15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Jean-Francois Stich, 2020).
따라서 이러한 두 가지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개인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메시지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개인 업무 공간이 가상 업무 공간의 전체 시야에서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벽체, 칸막이와 같은 객체를 이용하여 특정 공간에 대한 시야를 차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타인의 시선에서 해당 공간을 어느 이용자가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직관적인 파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용자의 화면에서 시각적 방해 요소 및 산만함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이용자의 시야를 가려줄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칸막이가 책상 주위로 설치되는 것이 좋다.
둘째, 개인 업무 공간이 이용자의 관점에서 독립된 공간으로 인지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개인 업무 공간은 이용자가 2차원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받아들이는 감각 정보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이용자의 화면상에서 주변 상황에 대한 시각적, 그리고 청각적 방해 요소가 적절히 통제될 수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는 가상현실 내에서 방음 파티션과 같이 재료의 물성을 이용한 공간 디자인이 불가능하므로, 이러한 문제를 UX/UI의 관점에서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가상 업무 공간의 몰입도 및 실재감을 향상하는 기술 혹은 공간의 프로토타입이 개발되거나, 가상 업무 공간이 몰입형 3차원 가상공간으로 구현된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 디자인 방법론을 찾는 연구가 필요하다.
4.4. 협업 공간의 디자인 방법
3차원의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이용한 의사소통의 방식은 이용자에게 존재감 (Presence, 한 공간 안에 있다는 공간적 경험)과 사회적 공존감 (Social Presence or Co-Presence, 다른 사람과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는 공간적 경험)을 부여하여 기존 수단인 메신저와 화상 채팅에 비하여 이용자의 상호작용을 개선할 수 있다 (Rapuano et al., 2020). 또한, 이는 다양한 비언어적 소통 방식을 지원하하여 (Bente et al., 2008), 이용자의 높은 업무 만족도와 업무의 생산성, 기업의 충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Sageer et al., 2012). 따라서 여러 명의 참여자가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협업 공간은 이용자의 아바타 간 시각적, 청각적 연결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먼저, 팀원 상호 간 즉흥적 의사소통이 발생할 수 있는 책상 배치의 레이아웃을 채택하는 것이 좋다. 현실의 사무실에서 즉흥적 의사소통을 유도하는 책상 레이아웃 (Table 1)이 가상 업무 공간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다.
Table 1.
Desk arrangement methods in order to increase informal communications between colleagues (Yoo, U. S. et al., 2005)
또한, 이렇게 배치된 팀 단위의 책상 모듈에는 칸막이, 컴퓨터나 책꽂이와 같은 장식성의 객체 등이 최소화되어 아바타 상호 간 시각적 연계가 활발하게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팀 업무 간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하여 팀 단위의 시각적, 청각적 자동 연결의 범위를 명확하게 구획하는 디자인이 요구된다. 선행 연구와 사례 분석의 결과로써, 아바타 상호 간 시청각의 자동 연결 구획은 가구 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효율적이다. 앞서 분석한 현행 사례 중, Soma의 경우는 아바타가 의자 옆을 지나가면 자동으로 앉도록 구현되어 있어, 사무실 내 아바타의 이동이 원활하지 못하며, 의도치 않은 대화 참여의 우려가 있다. 아바타 간 자동 연결은 하나의 테이블 개체를 그 범위로 하며, 테이블의 점유를 이용자의 수동 조작으로 구현하는 것이 업무 효율의 향상과 공간 이용의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해당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4.5. 사교 공간의 디자인 방법
사교 공간은 가상 업무 공간 내 즉흥적 의사소통의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사교 공간이 다수의 이용자에게 일상 대화를 나누며 친목을 도모하는 공간, 그리고 자유로운 만남과 창의적인 발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공통으로 인지되는 공간이며, 가상 업무 공간 내의 경직된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Song, et al., 2016). 따라서, 이러한 사교 공간이 업무 공간 내에 적절히 분산 배치된다면, 해당 공간이 의사소통 네트워크의 절점으로써 그 구실을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사교 공간과 업무 공간과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업무 공간에서의 접근성이 향상되어 사교 공간의 이용률이 향상될 수 있고 (Yun, et al., 2014), 사교 공간이 가변 공간의 성격을 가지게 되어, 업무의 연장선으로써 팀원 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도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사교 공간 중 로비, 라운지와 같이 대규모의 이용자를 위한 공간에서는 이용자가 가볍게 즐기며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간단한 오락거리가 제공되는 것이 좋다. 오락거리는 정형화된 업무적 일상으로부터 이용자들의 일시적 탈피를 허용하며, 동료들 간 다양한 의사소통의 상황을 제공한다 (Hwang, et al., 2017). 또한, 업무 공간 내의 경직된 분위기를 해소할 수 있으며, 구성원 간 공감대 형성을 통하여 더욱 유연하고 원활한 의사소통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사교 공간 내에 배경음악이 설정되는 것도 즉흥적 의사소통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배경음악은 공간 내의 분위기를 결정할 수 있으며 (Mehta et al., 2012), 이용자의 대화 소리가 근처에까지 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이용자 상호 간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좋은 요소가 된다.
마지막으로, 사교 공간의 디자인은 풍부한 색채, 형태, 오브제 등 시각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각적 자극들은 이용자들의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인 발상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자유로운 분위기 형성,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을 일으킬 수 있다 (Hwang, et al., 2017). 또한, 디자인으로 공간의 정체성이 명료하게 인지되며, 공간의 단조로운 구성을 피할 수 있는 강조 포인트가 될 수 있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현행 사례들의 분석을 통하여 현재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현황을 비교분석하고, 즉흥적 의사소통 향상의 측면에서 현재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에 대한 개선책과 함께 미래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접근 방법을 제안하였다. 현재의 가상 업무 공간은 목적에 따라 가상 사무실, 그리고 가상 회의실의 두 가지 공간 형태로 나누어지며, 2차원의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중재된 3차원 환경’으로 구현된다는 점, 그리고 현실의 사무실 및 회의실의 형태를 모방한 형태로 디자인되는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Open-Plan Design, 자유로운 가구의 형태와 배치, 적절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색채 및 음향 사용 등 현실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법론 중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일부를 고려하여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방법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를 통하여, 현실에서는 부수적이었던 개체들이 가상공간 내에서는 공간구획과 같은 건축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 이용자들이 더욱 쾌적하고 명료하게 공간을 인지할 수 있도록 공간 및 가구의 크기, 벽체 등을 통한 공간구획의 정도를 고려하는 방법 등이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과정에서는 현실과는 다르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본 연구는 현행 사례와 선행 연구를 대상으로 진행된 정성적인 연구라는 점에서 그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제시한 디자인 방향을 가설로 하여,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실제 실험과 그에 대한 정량적인 결과가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에서 선정한 12개의 사례가 현행 가상 업무 공간의 형태를 대표하는 표본으로써는 그 범위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후속 연구로써 더욱 많은 플랫폼에 대한 분석이 추가되는 것이 본 제안의 신뢰도가 향상될 것이다.
한편,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은 계속하여 발전하고 있고, 미래의 가상현실은 현재와는 다른 방식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기술 발전의 동향 상 가장 유력한 가상환경은 HMD 및 기타 VR 장비를 활용하는 ‘몰입형 또는 실감형 3차원 환경’으로 예측된다.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근무자의 근무 형태, 동료와의 의사소통 방법, 가상의 공간을 인지하고 상호작용하는 방법 또한 변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디자인 방법 제안의 미래 유효성을 실험 및 증명할 수 있는 후속 연구 또한 진행되어야 하며, 이와는 별도로, 변화할 미래 가상환경에 적합한 디자인 방법론 또한 연구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가상공간의 기능에 관한 이론적인 연구 또한 필요하다. 미국의 건축가 Louis Sullivan(1856-1924)에 따르면, 공간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현실의 공간은 현실 환경의 특징을 토대로 그 기능이 명료하게 정의되어있으며, 그에 따른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정립되어있다. 반면, 가상현실은 그 특징이 공간적으로 분석 또는 파악된 역사가 짧으며, 따라서 이를 보완, 상쇄 및 강화할 수 있는 공간의 기능이 정의되어있지 않다. 그러므로 가상공간의 디자인은 온전한 원칙이 정립되지 못하고, 현실의 공간을 모방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가상공간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가상환경의 특징이 공간적으로 분석되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가상공간의 기능이 정의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가상공간의 목적, 그리고 디자인 원칙이 정립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다음의 관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첫째, 현재 구현된 가상 업무 공간의 분석을 통하여 그 장단점 및 개선점을 파악하였다. 둘째, 이를 토대로 미래 가상 업무 공간의 설계 방법을 제시하였다. 셋째, 미래 가상 업무 공간의 디자인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미래의 가상 업무 공간을 위한 심리, 인지, 미학, 기계 및 전기, 통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디자인 방법론의 연구가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